봄바람타고 나들이 (2014, 3, 16)
아침에 일어나보니 날씨가 봄날씨였다
두터운 겉옷을 입었다가 다시 갈아입고 영규언니랑 경자동생이랑 셋이서 놀망 놀망 덕산항까지 봄 라이딩
햇살도 좋고 바람도 차지 않고 이제는 열심히 달릴 날들만 남았네
장독에서 맛있는 청국장을 먹고 삼척온천에 들러서 개운하게 사우나도 하고
경자씨 낭군님 불러서 차에 싣고 집으로.. 행복한 하루
증산해수욕장 업힐하고 있는 동생
두건은 어디다 두고 왔소?
삼척 후진해수욕장 사랑공원
다시 오는 봄 - 도종환
햇빛이 너무 맑아 눈물납니다.
살아있구나 느끼니 눈물납니다.
기러기떼 열지어 북으로 가고
길섶에 풀들도 돌아오는데
당신은 가고 그리움만 남아서가 아닙니다.
이렇게 살아있구나 생각하니 눈물납니다
봄이 올 때까지는 - 안도현
보고 싶어도
꾹 참기로 한다
저 얼음장 위에 던져놓은 돌이
강 밑바닥에 닿을 때까지는
마린테크에서 한숨 돌리고.. 바다는 여전히 아름답다
봄 - 이성부
기다리지 않아도 오고
기다림마저 잃었을 때에도 너는 온다.
어디 뻘밭 구석이거나
썩은 물 웅덩이 같은 데를 기웃거리다가
한눈 좀 팔고 싸움도 한 판 하고,
지쳐 나자빠져 있다가
다급한 사연 듣고 달려간 바람이
흔들어 깨우면
눈 부비며 너는 더디게 온다
더디게 더디게 마침내 올 것이 온다.
너를 보면 눈부셔
일어나 맞이할 수가 없다
입을 열어 외치지만 소리는 굳어
나는 아무것도 미리 알릴 수가 없다
가까스로 두 팔을 벌려 껴안아 보는
너, 먼데서 이기고 돌아온 사람아.
삼척 덕산 나마깐 도착
맹방 해수욕장의 푸른 바다와 갈매기
봄바다에서-박재삼
1. 화안한 꽃밭 같네 참.
눈이 부시어, 저것은 꽃진 것가 여겼더니 피는 것 지는 것을 같이한 그러한 꽃밭의 저것은 저승살이가 아닌 것가
참. 실로 언짢달 것가. 기쁘달 것가.
거기 정신없이 앉았는 섬을 보고 있으면,
우리가 살았닥 해도 그 많은 때는 죽은 사람과 산 사람이 숨소리를 나누고 있는
반짝이는 봄바다와도 같은 저승 어디쯤에 호젓이 밀린 섬이 되어있는 것이 아닌것가.
2. 우리가 소시적에, 우리까지를 사랑한 남편 문씨 부인은, 그러나 사랑하는 아무도 없어 한낮의 꽃밭 속에 치마를 쓰고
찬란한 목숨을 풀어헤쳤더란다.
확실히 그 때로부터였던가, 그 둘러썼던 비단치마를 새로 풀며 우리에게까지도 설레는 물결이라면
우리는 치마 안자락으로 코 훔쳐주언 때의 머언 향내 속으로 살달아 마음달아 젖느단 것가.
돛단배 두엇, 해동갑하여 그 참 흰나비 같네.
맹방해수욕장 근처의 맛집 장독에서 점심 냠냠
양지바른 마당에 핀 매화꽃
봄이 오면 나는 - 이해인
봄이 오면 나는
활짝 피어나기 전에
조금씩 고운 기침을 하는 꽃나무들 옆에서
덩달아 봄앓이를 하고 싶다.
살아 있음의 향기를
온몸으로 피워 올리는 꽃나무와 함께
나도 기쁨의 잔기침을 하며
조용히 깨어나고 싶다.
봄이 오면 나는
햇볕이 잘 드는 안뜰에
작은 꽃밭을 일구어 꽃씨를 뿌리고 싶다.
손에 쥐면 금방 날아갈 듯한
가벼운 꽃씨들을 조심스레 다루면서
흙냄새 가득한 꽃밭에 고운 마음으로
고운 꽃씨를 뿌리고 싶다.
청국장넣고 양푼에 쓱쓱 비벼서 맛있게..
돌아오는 길에 한티재정상에서 바라본 맹방해수욕장
봄 - 김광섭
나무에 새싹이 돋는 것을
어떻게 알고
새들은 먼 하늘에서 날아올까
물에 꽃봉우리 진 것을
어떻게 알고
나비는 저승에서 펄펄 날아올까
아가씨 창인 줄은
또 어떻게 알고
고양이는 울타리에서 저렇게 올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