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6일 (날씨 무지 너무 좋은날)
아침8시 우리집에서 출발(강릉에서 재탁형님 동해로)
정선 항골계곡 출발 10시20분 총 거리 72.5km
어쩜 날씨가 그리도 좋을까
단임골은 꼭 한번 가보고 싶은 곳이어서 더 기대가 컸다
기대를 저버리지 않은 구비구비 아름다운 단임골에서의
하루는 행복 그자체였다.
새벽에 전화받다가 1시30분쯤 잠들었는데 아침햇살이 눈부셔 5시30분 기상
조금 힘들었지만 페달 열심히 밟았당
아침 5시 30분 기상 내 창문밖으로 본 아침햇님
사랑의 말
사랑은
말하지 않는 말,
아침해 단잠을 깨우듯
눈부셔 못 견딘
사랑 하나
입술 없는 영혼 안에
집을 지어
대문 중문 다 지나는
맨 뒷방 병풍 너메
숨어 사네
옛 동양의
조각달과
금빛 수실 두르는 별들처럼
생각만이 깊고
말하지 않는 말,
사랑 하나
고3딸내미 일요일 식사준비해놓고..
우리의 단임골 라이딩 출발지 항골계곡
울언니 출발지 인증샷
항아리에 이름이 씌어져 있다 (마을사람)
눈부시게 아름다운 오월
혼잣말처럼 오월을 말해보면
그리움이 먼저 앞서 달려온다
하늘나라에 계시는 부모님도 그립고
먼저가신 님도 그립고
함께 하지 못하는 모든 그리운 이들이
내게로 온다
잔차를 타고 오른 정선 단임골의 풍광이 눈부시다
가을단풍은 얼마나 아름다울까
너무 아름다워서 감탄사 연발하는 울언니와 나
꽃보다 더 아름다운 오월의 신록
일주일에 하루지만 눈부신 산천과 함께여서 난 너무 너무 행복하다
다시 山에 와서
세상에 그 흔한 눈물
세상에 그 많은 이별들을
내 모두 졸업하게 되는 날
산으로 다시 와
정정한 소나무 아래 터를 잡고
둥그런 무덤으로 누워
억새풀이나 기르며
솔바람 소리나 들으며 앉아 있으리.
멧새며 소쩍새 같은 것들이 와서 울어주는 곳,
그들의 애인들꺼정 데불고 와서 지저귀는
햇볕이 천년을 느을 고르게 비추는 곳쯤에 와서
밤마다 내리는 이슬과 서리를 마다하지 않으리.
내 이승에서 빚진 마음들을 모두 갚게 되는 날.
너를 사랑하는 마음까지
백발로 졸업하게 되는 날
갈꽃 핀 등성이 너머
네가 웃으며 내게 온다 해도
하나도 마음 설레일 것 없고
하나도 네게 들려줄 얘기 이제 내게 없으니
너를 안다고도
또 모른다고도
숫제 말하지 않으리.
그 세상에 흔한 이별이며 눈물,
그리고 밤마다 오는 불면들을
내 모두 졸업하게 되는 날.
산에 다시 와서
싱그런 나무들 옆에
또 한 그루 나무로 서서
하늘의 천둥이며 번개들을 이웃하여
떼강물로 울음 우는 벌레들의 밤을 싫다하지 않으리.
푸르디푸른 솔바람 소리나 외우고 있으리.
(나태주·시인, 1945-)
오늘 몸상태가 영 좋지 않았던 철모형아랑 영규언니
잠시 휴식중~~
자운영은 셀카놀이중 ~~
신 록
어이 할꺼나
아, 나는 사랑을 가졌어라
남몰래 혼자서 사랑을 가졌어라
천지엔 이미 꽃잎이 지고
새로운 녹음이 다시 돋아나
또 한번 날 에워싸는데
못견디게 서러운 몸짓을 하며
붉은 꽃잎은 떨어져 내려
펄펄펄 펄펄펄 떨어져 내려
신라 가시내의 숨결과 같은
신라 가시내의 숨결과 같은
폴밭에 바람 속에 떨어져 내려
올해도 내 앞에 흩날리는데
부르르 떨며 흩날리는데
아, 나는 사랑을 가졌어라
꾀꼬리처럼 울지도 못할
기찬 사랑을 혼자서 가졌어라.
-서정주-
봄길
- 정 호 승
길이 끝나는 곳에서
길이 있다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되는 사람이 있다
스스로 봄길이 되어
끝없이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
강물은 흐르다가 멈추고
새들은 날아가 돌아오지 않고
하늘과 땅 사이의 모든 꽃잎은 흩어져도
보라
사랑이 끝난 곳에서도
사랑으로 남아 있는 사람이 있다
스스로 사랑이 되어
한없이 봄길을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
잠시 갈등중
새로난 간선임도 2.6km로 갈까
아니면 단임임도 31.3km길로 갈까
처음 생각대로 단임임도로 고고씽~~
산
당신 품에 안겼다가 떠나갑니다
진달래꽃 술렁술렁 배웅합니다
앞서 흐르는 물소리로 길을 열며
사람들 마을로 돌아갑니다
살아가면서
늙어가면서
삶에 지치면 먼발치로 당신을 바라다보고
그래도 그리우면 당신 찾아가 품에 안겨보지요
그렇게 살다가 영, 당신을 볼 수 없게 되는 날
당신 품에 안겨 당신이 될 수 있겠지요
(함민복·시인, 1962-)
산 동안거에 들다
어디가 길이고 어디가 낙엽자리인가
바스락 우두둑 골절된 가랑잎들
고요의 뼈를 들추는 경계를 지운 산
나를 불러들이고 허둥지둥 지나온 길
돌아가는 길 또한 오리무중,
누가 누구의 길을 동행하고
누가 누구의 삶을 대신할 수 있는가
네가 내게 마음이 없으면 오지 않을 터
내가 네게 길이 없으면 가지 못할,
눈을 뜨면 어느새 산 빛 풀빛 본연의 모습
전광석화 번쩍 오가는 시간의 화살도 잠시
머물지 못하고 떠나가네, 그렇게 낡아 사라지네
사람들아, 禪에 든 저 깊은 산 깨우지 마라
(송문헌·시인, 충북 괴산 출생)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같이
- 김 재 진
갑자기 모든 것 낮설어질 때
느닷없이 눈썹에 눈물 하나 매달릴 때
올 사람 없어도 문 밖에 나가
막차의 기적소리 들으며 심란해질 때
모든 것 내려놓고 길 나서라.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같이
물위를 걸어가도 젖지 않는 滿月(만월)같이
어디에도 매이지 말고 벗어나라.
벗어난다는 건 조그만 흔적 하나 남기지 않는 것
남겨진 흔적 또한 상처가 되지 않는 것
예리한 추억이 흉기 같은 시간 속을
고요하고 담담하게 걸어가는 것
때로는 용서할 수 없는 일들 가슴에 베어올 때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같이
물위를 스쳐가는 滿月같이
모든 것 내려놓고 길 떠나라.
자전거를 타는 데는 아무런 비용도 들지 않는다. 아무런 자연 자원도 소모하지 않는다. 오로지 내 몸을 굴려 앞으로 나아갈 뿐이다. 김훈의 표현을 빌리자면 "자전거를 타고 달릴 때, 속도와 사람의 관계는 순결하다". "속도와 힘은 오직 다리품을 팔아서만 나온다". 날마다 밥을 먹기 때문에 내가 쓴 에너지는 고스란히 다시 재생된다. 만약 내가 이 에너지를 소모하지 않는다면 지방으로 쌓이거나 장기적으로 건강을 해치게 된다. (산천님曰)
신비'라는 말은 머뭇거려지지만, 기진한 삶 속에도 신비는 있다.
오르막길 체인의 끊어질 듯한 마디마디에서, 기어의 톱니에서, 뒷바퀴 구동축 베어링에서, 생의 신비는 반짝이면서 부서지고 새롭게 태어나서 흐르고 구른다.
땅 위의 모든 길을 다 갈 수 없고 땅 위의 모든 산맥을 다 넘을 수 없다 해도, 살아서 몸으로 바퀴를 굴려 나아가는 일은 복되다. (산천님曰)
숲으로 가는 길
- 이 시 하
숲이 내게로 오지 않아 내가 숲으로 갑니다
새 한 마리 길 열어 주니 두렵지는 않습니다
때로 바람이 음흉하게 휘돌아 몰아치고
마른 까마귀 카악카악 울며 죄를 물어와
두근거리는 심장을 안고 가야할 때 있습니다
어느 순간 바람도 잔잔하여지고
까마귀 울음소리도 잦아 들면
멀리 앞서가던 길잡이 새 나를 기다립니다
길은 밝아지고 푸른 것들이 환호하며 손뼉치는 소리
시냇물소리,
들꽃들 웃음소리,
나비의 날갯짓소리
푸른 숨소리, 소리들, 무지개로 떠 흐르는
저기 먼 숲이 나를 부릅니다
때로 두려웁지만
숲으로 가는 길은 참으로 아름답습니다.
우리가 달려가는 아름다운 꽃길
울언니 뒷모습 노오란 들꽃길을 아름답게 달린다
5월은 시선이 닿는 곳마다 사랑의 적소다
- 여기에는 없는 곳, 산초나무 잎사귀가 음악처럼
피어나는 곳에서 그대를 만나고 싶어라,
그대와 내가 만나 지극한 사랑의 힘으로
허공에 한 채의 소슬한 부석사를 지어 올릴 수 있는 곳,
꿈에도 그리워지는 꿈이 있어 눈뜨면
다시 잠들고 싶어지는 生의 이 황막한 저녁에 누이처럼 맑은
그대는 어느 산녘에 산초나무 잎사귀처럼 조그맣게 피어 있는 것이냐,
그대 생각에 초저녁별들이
고장난 라디오의 잡음처럼 켜지는 밤이 오면
내 손끝에서 떠나간 노래들은 그대 가슴 어디쯤을
흐르고 있을까, 風磬(풍경) 소리 바람을 따라 흘러가 버린 곳,
그 소리를 좇아서 마음이 한 열두 달
헤매던 곳에서 오늘도 그대는 산초나무 잎푸른 음악으로 다시 돋아나는데,,,,,,,,,,,,,,,,,,,,,,,,,,,,,,,,
그대여 이 밤도 나는 술잔을 들고 하염없이 걷나니,
복사꽃 휘날리는 벌판을 지나 지금 여기에는 없는곳,
가난한 등불, 아래 산초나무 잎사귀가 피는 곳으고 그대는 오라
들꽃
어디에서 피어
언제 지든지
너는 들꽃이다
내가 너에게 보내는 그리움은
오히려 너를 시들게 할 뿐,
너는 그저 논두렁 길가에
피었다 지면 그만이다.
인간이 살아, 살면서 맺는
숱한 인연의 매듭들을
이제는 풀면서 살아야겠다.
들꽃처럼 소리 소문없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피었다 지면 그만이다.
한 하늘 아래
너와 나는 살아있다.
그것만으로도 아직은 살 수 있고
나에게 허여된 시간을
그래도 열심히 살아야 한다.
그냥 피었다 지면
그만일 들꽃이지만
홑씨들 날릴 강한 바람을
아직은 기다려야 한다. -서정윤-
정상에서 올려다본 하늘이 아름다운 봄날
굽이 굽이 돌아서 어디가 끝인줄 모르게 이어졌던 임도길이 끝났다
출발지인 항골계곡까지는 아직도 20여키로를 달려야 한다
오후 5시에 만난 바깥 단임골의 풍경
내려오는 길에 만난 활짝핀 황매화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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