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B잔차

4월27일 봄밤의 추암해변

개미소녀 2012. 4. 27. 22:37

 

바닷가에서

 

누구나 바닷가 하나씩은 자기만의 바닷가가 있는 게 좋다.
누구나 바닷가 하나씩은 언제나 찾아갈 수 있는
자기만의 바닷가가 있는 게 좋다.
잠자는 지구의 고요한 숨소리를 듣고 싶을 때
지구 위를 걸어가는 새들의 작은 발소리를 듣고 싶을 때
새들과 함께 수평선 위로 걸어가고 싶을 때
친구를 위해 내 목숨을 버리지 못했을 때
서럽게 우는 어머니를 껴안고 함께 울었을 때
모내기가 끝난 무논의 저수지 둑 위에서
자살한 어머니의 고무신 한 짝을 발견했을 때
바다에 뜬 보름달을 향해 촛불을 켜놓고 하염없이
두 손 모아 절을 하고 싶을 때
바닷가 기슭으로만 기슭으로만 끝없이 달려가고 싶을 때
누구나 자기만의 바닷가가 하나씩 있으면 좋다.
자기만의 바닷가로 달려가 쓰러지는 게 좋다.

 

 

 

추암해변에서 바라본 이사부사자공원

 

 

 

 

카페 아가씨가 묻는다

"혼자서 밤길에 괜찮으세요?

무섭지 않으세요?"

내말 "에구 이렇게 나이많은 아줌마를 누가 데려가요?"

난 하나도 안무서운데..ㅎㅎ

 

 

 

 

추암해변에서 바라본 달님

 

 

예전에는 전천길을 달릴때 불빛이 없어서 조금 무서웠는데

이제는 태양광 led등이 있어서 참 좋다

 

 

  

 

 

  

 

밤 불빛을 보면 왜 그리운 이들이 더 그리운 걸까

나홀로 바닷가로 다녀온 밤나들이

두 뺨에 와닿는 밤바람이 따뜻했다

내 마음도 훈훈했다

어제저녁부터 업무가 차질이 생겨서

해결하느라고 많이 시달렸고

오늘도 아침일찍 부터 일이 자꾸만 꼬여서 

몸도 마음도 힘겨워서 지쳤다

이럴때는 우리집에서 그리 멀지 않는

나만의 바다로 달려가서 칠흙같고 끝이 보이지도 않는

밤바다에 앉아

파도소리도 맘껏 듣고 소리도 한번 질러보고..

돌아오는 길에 먼산의 뻐꾸기 울음소리와

개구리들의 합창도 듣고 왔다..

혼자여서 더 호젓하고 행복한 밤잔차놀이...

셀카놀이도 해보고..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