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살아가는 이야기

12월 22일 울딸과 겨울파도보러 ~~

개미소녀 2013. 12. 21. 16:28

겨울바다가 보고 싶다며 딸이 왔다

늘 보고픈 딸이다 애잔하고..

 울동네에서 가장 유명한 장 칼국수집인 다원에서 점심으로 장칼국수 한그릇 먹고.. 우왕!! 진짜 매워 감기가 도망갈듯 하다

 묵호 어달리 부근의 바다~~ 파도가 너무 황홀했다

 

겨울바다           

겨울 바다에 가 보았지

미지의 새

보고 싶던 새들은 죽고 없었네

 

그대 생각을 했건만도

매운 해풍에

그 진실마저 눈물져 얼어 버리고

 

허무의

물이랑 위에 불붙어 있었네

 

나를 가르치는 건

언제나 시간

끄덕이며 끄덕이며 겨울바다에 섰었네

 

남은 날은

적지만

 

기도를 끝낸 다음

더욱 뜨거운 기도의 문이 열리는

그런 혼령을 갖게 하소서

남은 날은 적지만

 

겨울 바다에 가보았지

인고의 물리

수심 속에 기둥을 이루고 있었네

  -김남조-

겨울바다

어느 날 문득
바다가 그리워 내 곁에 온 사람들
아픔의 무게만큼 고된 삶의 끈
마음껏 풀어놓고
겨울바다에서 기도한다

바다는 사람이 좋아
모래사장을 넓게 펼쳐주고 그들을 뛰게 한다
웃는 소리가 바다 가득 차기를 기다리면서

바다는 사람들을 부른다
기도하는 사람들을 부른다
기도가 깊이깊이 빠져들기를 바다는 원한다

바다는 아픈 사람을 더 기다린다
넓은 가슴 펼치고
푸른 물을 쳐대며
푸르게 더 푸르게 살아 보라고
나처럼 힘차게
자신을 차면서
나가보라고 말한다


(김귀녀·시인, 1947-)

 

 

 

 

겨울바다에 가는 것은
                          
겨울바다에 가는 것은
바로 나를 만나러 가는 것이다

고독을 만나러 가는 것이고
자유를 느끼기 위해 가는 것이다

동굴 속에 머물러 지내다가
푸른 하늘을 보러 가는 것이다

겨울 바다에 가는 것은
갈매기 따라 날고 싶기 때문이다

시린 바닷바람 가슴 가득히 마셔
나를 씻어내고 싶어 가는 것이다.


(양병우·시인)

 딸이 말한다

"엄마!! 하이타이를 천포대쯤 풀어놓은것 같다"고 

겨울바다

내 쓸모없는 생각들이 모두
겨울바다 속으로 침몰해 버리면
얼마나 좋을까

누구도 용서할 수 없는 마음일 때
바다를 본다

누구도 사랑하기 어려운 마음일 때
기도가 되지 않는 답답한 때
아무도 이해 못 받는
혼자임을 느낄 때
나는 바다를 본다

참 아름다운 바다빛
하늘빛
하느님의 빛
그 푸르디푸른 빛을 보면
누군가에게 꼭 편지를 쓰고 싶다

사랑이 길게 물 흐르는 바다에
나는 모든 사람들을 초대하고 싶다

(이해인·수녀 시인, 1945-)

 심곡항의 파도는 항상 더 거세다 바닷물이 도로까지 넘어오는 바람에 차안에서 찍은 사진이라서 아쉬웠다

 운전하는 나는 구불 구불 해변가를 달리느라고 제대로 구경도 못했지만 딸아이가 너무 행복해했다

 

겨울바다

무슨 말이든 전할 수 없을 때  
어떻게든 주어진 상황과 마음을 표현할 수 없을 때
기다림에 가슴 먹먹하도록 그리워질 때
침묵해야 한다고 생각될 때
혼자서 생각을 정리하고 싶을 때
다름과 차이 앞에서 혼란스러울 때
존재에 대한 정체성 앞에서
갈등과 번민에 휩싸일 때
그래도 견디어야 한다고 생각될 때
달려가곤 했었지
무작정  -오경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