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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할단새 같은 성님!

개미소녀 2012. 4. 20.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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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조 알에 그린 할단새와 예수님)

 

치료받는 내내, 같은 번호로 전화가 온다.

누구인지 궁금함도 없었고,받을 수 없는 상황이라 그러려니 말았다.

그러나 긴 시간 동안 집요하게 계속된 전화에 짜증이 나서 치료 후에는 오기로 안받았다.

결국 10번이 넘더니 문자 한통 온다.

'할단새의 일화를 알고 있는 사람이다.라고!

오 마이 갓,

그렇다면 대학때 그 성님?

여지없다. 어찌 번호를 알았을꼬.

나는 25년 전,휘청휘청 다니는 그 형에게 "할단새 같은 성님!'이라고

어쩌면 비꼬았고 어쩌면 안스러워 했던 기억이 스쳐간다.

 난, 어쩌다 그 어린 나이에 그런 엄청난 부름을 했을까?

성님, 참 죄송하요.

 

.......할단새의 전설입니다......

 

히말라야 산맥의 험준한 산줄기 아래 카트만두라는 작은 왕국에는 '할단 새'라는 전설의 새가 있다고 전해지는데,

이 새는 '날이 새면(내일이면) 집 지으리라'라는 독특하고도 긴 이름을 갖고 있답니다.

또 이 새는 밤에만 운다고 해서 야명조라고도 불리운다지요.

히말라야 산지의 한낮은 따뜻한 봄날 같지만, 이곳의 밤은 찬바람 때문에 온도가 급격히 떨어져 일교차가 대단히 큰 것이

특징인데, 이 새는 따뜻한 낮에는 빈둥빈둥 놀기만 하면서 둥지는 짓지 않고 먹이 감을 구해 배불리 먹거나 종달새나 꾀꼬리 마냥 아름다운 노래만 부르며 이곳저곳을 신나게 활강(滑降)하며 오로지 하루를 즐기다가 해가 지고나면 살을 에이는 것 같은

히말라야의 찬바람이 눈발을 날리며 찾아와 혹독한 밤이 되면 '할단 새'는 미처 집을 짓지 못하였기 때문에 추위 속을 이리 저리 방황하고 헤매면서 집을 짓지 않은 것을 후회하며 밤새 "아아, 날이 새면 집 지으리" 라고 흐느끼며 울어댄다고 합니다.

하지만 고통의 밤이 지나고 봄날 같은 따뜻한 아침 햇살이 산등성이 너머로 다시 내리쬐기 시작하면 밤새 추위에 떨던 고통과

집을 짓겠다는 지난밤의 굳은 결심과 맹세는 그만 모두 눈 녹듯 잊어버리고 다시 순식간에 자리를 박차고 날아오르며

또다시 아침햇살에 빛나는 은빛세계로 활강하며 따뜻한 봄의 향연에 빠져버린다는 것이지요.

다시는 밤이 안 올 것처럼 집짓기를 잊은 채 말입니다.

'할단 새'에게 있어서 집은 아마도 평생을 통하여 추구하고 성취하고자 하는 꿈과 희망일테지요.

출처 : 이생진, 바람이 시가 되어
글쓴이 : 차꽃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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