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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벌과 자운영의 사랑(자운영님께)

개미소녀 2012. 4. 24. 14:06

 

 

                                                       (벌과 자운영의 사랑)

 

  

 

 

날아다니는 벌도 자운영 이쁜 것을 아나 보군요.

분명 사랑에 빠진게 틀림없어요. 그러지 않고 배기겠어요?

저 아름다운 자태를 보면 충분히 마음을 뺏기지요.

아무하고나, 아무데서나 사랑에 빠지지는 않겠다는 꽃과 나무들과 곤충들의 사랑법이 보이는

은밀하고도 달콤한 속살댐이 은근히 부럽습니다.

다정하고 따사로운 햇살도 가만히 내려앉았다 가고,

부드럽고 감미로운 바람도 친절하게 쓰다듬어주고 가시네요.

 

자운영.
우리 엄마에겐 못 먹고 살던 때의
아련하고 아릿한 서러운 추억 속의 나물이라는데,

그래서 때때로 자운영 핀 모습에 눈물이 난다는데, 
지금 제게는 저녁 노을처럼
어여쁘고 신비하게 고운 꽃이기만 합니다.

어찌 저리도 이쁠꼬!
길을 걷다 만나면 좀 오래 들여다 봅니다.
그들의 이야기를 오래 들어주고 말을 건네도 봅니다.
'넌 자잘한게 참 이쁘구나. 어찌 이리도 이쁘니?'

우헤헤 말을 알아듣는군요. 저리도 수줍게 웃는군요.
어쩐지 해질녘의 자운영의 그 모습은
저녁노을처럼 이쁘고 고운 물듬이 있지만
해질녘의 아련함처럼 황홀한 쓸쓸함도 감도는군요.


길을 가다 아무데서나 오래 멈춰서는 이 버릇은
아마, 한참은 더 나이 들고 허리가 굽어도 분명 안 고쳐질 모양입니다.

 

(자운영님,가입하심이 반가워 오래 전 찍은 사진을 끄집어 내봅니다)

출처 : 이생진, 바람이 시가 되어
글쓴이 : 차꽃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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