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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잎 -이정하-, 꽃꺾어 그대앞에 -양성우-

개미소녀 2012. 5. 22. 21:23

 

꽃잎


그대를 영원히 간직하면 좋겠다는 나의 바람은
어쩌면 그대를 향한 사랑이 아니라

쓸데없는 집착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대를 사랑한다는 그 마음마저 버려야
비로소 그대를 영원히 사랑할 수 있음을..

 

사랑은 그대를 내게 묶어 두는 것이 아니라
훌훌 털어 버리는 것임을..

 

오늘 아침 맑게 피어나는 채송화 꽃잎을 보고
나는 깨달을 수 있습니다.

 

그 꽃잎이 참으로 아름다운 것은
햇살을 받치고 떠 있는 자줏빛 모양새가 아니라
자신을 통해 씨앗을 잉태하는,

그리하여 씨앗이 영글면 훌훌 자신을 털어 버리는
그 헌신 때문이 아닐까요?      -이정하-

 

꽃 꺾어 그대 앞에

 

그대 큰 산 넘어 오랜만에
오시는 임
꽃 꺾어 그대 앞에
떨리는 손으로 받들고, 두 눈에
넘치는 눈물 애써 누르며
끝없이 그대를 바라보게 하라.
그대 큰 산 넘어 이슬 털고
오시는 임
꽃 꺾어 그대 앞에
떨리는 손으로 받들고
그대의 발, 머리 풀어 닦으며,
오히려 기쁨에 잦아드는
목소리
그대를 위하여
길고 뜨거운 사랑의 노래를
부르게 하라     -양성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