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낌이 있는 좋은시. 좋은글

사랑해서 외로웠다 -이정하-

개미소녀 2012. 8. 15. 18:53

 

 하늬바람님 사진빌려옴 -안개 자욱한 아름다운 우포늪-

 

사랑해서 외로웠다 / 이정하

나는 외로웠다 바람 속에 온몸을 맡긴
한 잎 나뭇잎 때로 무참히 흔들릴 때
구겨지고 찢겨지는 아픔보다
나를 더 못 견디게 하는 것은
나 혼자만 이렇게 흔들리고 있다는
외로움이었다

어두워야 눈을 뜬다
혼자 일 때, 때로 그 밝은 태양은
내게 얼마나 참혹한가
나는 외로웠다
어쩌다 외로운 게 아니라
한순간도 빠짐없이 외로웠다

그렇지만 이건 알아다오
외로워서 너를 사랑한 건 아니라는 것
그래 내 외로움의 근본은 바로 너다
다른 모든 것과 멀어졌기 때문이 아닌
무심히 서 있기만 하는 너로 인해
그런 너를 사랑해서 나는
나는 하염없이 외로웠다 ...

 

마음의 말들을 시로 엮어내는 시인이라는

존재는 이 얼마나 아름다운가

나는 나는 마음속에 있는 말들이 너무 많아서

눈물로 넘쳐나는데..

오늘 하루종일 비가 오다가 말다가

밤이 오면서 부터 조금 굵어진 빗줄기..

이런 날은 무작정 밖으로 나돌아 다니고 싶다

잔차도 탈수 없고..

그냥 차가운 거실바닥에 몸을 누이고  어두운 천정만 바라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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