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낌이 있는 좋은시. 좋은글

반음계 -고영민-

개미소녀 2012. 9. 7. 19:59

 

새소리가 높다

당신이 그리운 오후,
꾸다 만 꿈처럼 홀로 남겨진 오후가 아득하다
잊는 것도 사랑일까

잡은 두 뼘 가물치를 돌려보낸다
당신이 구름이 되었다는 소식
몇 짐이나 될까
물비린내 나는 저 구름의 눈시울은

바람을 타고 오는 수동밭 끝물 참외 향기가
안쓰럽다

하늘에서 우수수 새가 떨어진다

저녁이 온다
울어야겠다

 

*저녁 공기가 참으로 서늘해졌다

무더운 여름이 언제나 지나가고 가을이 올까 의심했었는데

계절은 어김없이 우리 곁으로 온다

밤이면 풀벌레들이 요란하게 울어대고 스치는 바람이 참 좋으다

"당신이 그리운 오후 잊는 것도 사랑일까"

정말 잊어주는 것도 사랑일까?

차마 잊지도 못하는 머뭇거림은...

목을 길게 뺴고 하늘을 향해 있는 솟대들은 저 푸른하늘 어디에선가

그리운 님의 모습을 보고 있겠구나

나도 너처럼 무럭 무럭 자라서 그리운 내님있는 그곳을 바라볼수 있다면..

그래서 내 그리운 님이 날 볼수 있다면

참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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