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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선화에게 -정호승- 어느해 가을 춘천가는 기차에서 읽었던 시~~

개미소녀 2012. 1. 27. 15:12

 

수선화에게 -정호승-

 

울지 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다.

공연히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


눈이 오면 눈길을 걸어가고

비가 오면 빗길을 걸어가라

갈대숲에서 가슴 검은 도요새도 너를 보고 있다

가끔은 하느님도 외로워서 눈물을 흘리신다

새들이 나뭇가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고

네가 물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다

산 그림자도 외로워서 하루에 한 번씩 마을로 내려온다

종소리도 외로워서 울려 퍼진다

-어느해 가을쯤에 가을햇살이  빛나고 마음이 많이 허전해서

무작정 청량리역으로 갔다.

춘천행 차표를 사고 책방에 들러서 집어든 시집중의 하나...

정호승시인의 시집이었다.

가을햇살 반짝이던 경춘선길을 달리며 읽었던 시다.

이세상에서 나만 외롭고 나만 힘겹다고 

생각했는데 너무 많은 위로가 되었던 시였다.

눈물이 많은 나는 울기도 참 잘 운다.

아름다운 풍경을 봐도 눈물이 나고 가족들만 생각해도

눈물이 나고...

그래도 나는 내 눈물이 좋다

울수 있음에도 감사한다.

나는 글쓰는 이들이 너무 부럽다

마음에는 생각이 하나 가득인데 표현이 어려운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