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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의 마지막 날 아침

개미소녀 2012. 2. 29. 16:02

2월의 마지막날 아침 6시53분과 55분에 내 창문너머로 해가 뜬다

세월이 어쩌면 이리도 빨리 가는 것일까?

2012년이 시작된 지가 엊그제만 같은데 어느새 2월의 마지막이네

하루가 더있어서 조금 길어진 2월

해뜨는 시간도 점점 빨라졌다

내일도 날씨가 좋으면 해맞이나 가볼까나?

 

 

-기분 좋은 아침입니다 -

기분 좋은 아침입니다.
함지박 가득 퍼올리는 샘물을 드리오니
그대,
이 물 마시거들랑 내내 상쾌한 하루가 되시옵기를.

기분 좋은 아침입니다.
왠지 모를 용기가 솟아
낯선 이에게도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어색한 인사를 건네도
하나도 창피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오늘 아침은 매일 봄직한
나무와 새와 풀꽃들이 새로워 자꾸만 길섶에서 머뭇거립니다.

미루나무에 걸린 햇살과 눈빛인사도 나누었죠.

길 건너 정자나무와도 악수를 합니다.
여전히 푸르고 넉넉한 자태는 날 미소짓게 합니다.

오늘은 내 안에 겹겹이 쌓인 먼지를 털고
뽀드득 뽀드득 창을 닦아 진종일 열어두겠습니다.
그래서 왠지 기분 좋은 일들이, 반가운 소식들이 날아와
오늘 하루를 빛내주리라.  예감해 봅니다.

그리하여,
나를 화나게 한 사람
나를 애태운 사람
나를 분노케 한 사람
절대 용서치 않으리라고 맹세한 이 까지도 용서로 화답하고
생채기마다 새살이 돋아 좋은 생각만 품어 보는
하루가 되길 바래봅니다.

그대도 오늘을 감사하고 기분 좋은 하루가 되십시오.


(오순화·시인)

일출 모습은 1월 29일 새벽 추암의 모습 (내 핸드폰에 저장해놓았던)

 

아침, 그대를 맞으며

살아간다는 것은 기쁨이야
하루를 산다는 건
그물을 싣고 바다를 향해 떠나는
싱싱한 희망이야

어젯밤의 졸린 눈으로 하늘을 바라보는 건 싫어
지난날의 어둔 습성으로 아침 창을 여는 건 싫어

살아간다는 건 설렘이야
하루를 산다는 건
인연을 따라 운명을 건져 올리는 황홀한 만남이야


(조희선·시인)

 

 

아침이 오는 소리  

여명(黎明)이 오는 소릴 들어 보셨어요
아침을 여는 그 소리 말예요
때로는 우뢰처럼 크기도 하고
때로는 소리 없이 오기도 하는
그 열림의 소리...

아직 머물고 있는 어둠 속에서
새벽별이 하는 얘길 들어 보셨어요
밝은 해가 뜨면
자릴 비켜 준다는
그 순응(順應)의 소리...

동녘의 밝음이 다가오는 소릴 들어 보셨어요
하루의 무한한 가능성을 안고 오는
위풍당당한 소리 말예요
오늘의 새로움을 여는
그 희망(希望)의 소리...


(최원정·시인, 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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